
장기간 해외 도피로 법원에서 실종선고를 받아 사망한 것으로 간주됐던 피고인에 대해 검찰이 직접 실종선고 취소를 청구해 신원을 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범죄 피해 회복과 사건 당사자의 기본권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이례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인물이 해외 도피 기간 중 실종선고를 받아 법적으로 사망 처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법원에 실종선고 취소 심판을 청구했고, 이를 통해 피고인의 법적 신원이 회복됐다.
실종선고는 일정 기간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법원의 판단을 통해 사망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생존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실종선고 상태가 유지되면서 계좌 사용 제한과 사회보장 제도 접근 불가 등 여러 법적·행정적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고인이 가족과의 관계가 단절돼 스스로 실종선고 취소를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피해 변제를 위한 금융계좌 복구가 필요하다는 점, 기본적인 의료·복지 혜택이 차단된 상태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접 법적 절차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주선해 합의 가능성을 조율하고 있으며, 동결돼 있던 가상화폐를 확보해 피해금 반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수사 단계에서 피해 회복을 적극적으로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조치의 특징으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실종선고 제도가 장기 도피 범죄 사건과 맞물릴 경우 예상치 못한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사례가 향후 피해자 보호와 인권 보장을 동시에 고려하는 수사 관행에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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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