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 있기에 가능한 기념일, 결혼 45주년에 돌아본 감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 왼쪽 나은혜목사와 남편 목사

오늘은 남편과 나의 결혼45주년 기념일이다. 20대에 만났는데 세월은 참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비교적 젊어서 만난 우리는 결혼하고 10년 간은 티각태각도 참 많이 했다.

성향이 완전히 다른 우리 두사람은 매사에 서로 안맞을 수 밖에 없었다. 내향적인 남편은 남편대로 나를 자신에게 맞추라고 하고, 외향적인 나는 나대로 남편을 나에게 맞추라고 하니 서로 다투는 것이다.

그러다가 결혼후 세월이 10년쯤 지나 가고 아이도 셋이나 생기고 나서야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 졌던것 같다. 내적치유에 대한 책도 많이 보고 ‘하나님의 가정 훈련학교’에 참석해서 치유도 받았다.

그런데 우리 둘의 성향은 달랐지만 남편도 나도 CCC맨으로 세계선교에 대한 비전은 같았기에 같은 목표와 방향으로 나아 갈 수 있었다. 선교지에는 반드시 내적치유를 받고 치유하고 들어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현지인에게 복음과 함께 전도자의 상처도 전하게 된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노력했고 기도했고 많은 선교훈련도 받았다. 그래선지 선교지에서의 삶은 평화로웠다. 적어도 부부사이의 갈등이나 다툼은 없어졌다. 그대신 아침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과 나는 같은 성경본문으로 큐티하고 나누면서 영적으로 하나가 되니 마음이 평안했다.

저녁이면 학교에서 돌아온 세아이와 함께 날마다 가정예배를 드렸다. 이것이 우리 가족이 마귀의 공격이 많고 상황의 어려움이 많았던 선교지에서 잘 견디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매년 결혼기념일엔 남편과 둘이서만 식사하러 가곤 했는데 올해는 셋이서 갔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중국학생을 데리고 갔다. 한국의 대학에 가기위해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다 부모님이 C국에서 다 목회자인 학생이다

▲ 한국어를 배우러온 중국학생과 함께 식사

평소 가고 싶었지만 늘 손님이 많아서 못들어가 보았던 ‘긴자료코’라는 일식집이 돈가스도 맛있다고 해서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과연 맛있었다. 중국학생의 어린동생이 감기에 걸려 아프다고 해서 돈가스 일인분을 포장해서 들려 보냈다.

그리곤 우리는 커피숍으로 갔다. 마침 큰딸이 얼마전 보내준 커피기프트권이 있어서 그걸 사용하기도 할겸 간 것이다. 아메리카노 두잔과 ‘허니카라멜브레드’ 가 나왔다. 바짝구운달달한 커다란 토스트에 생크림이 듬뿍 있는 빵을 본 빵돌이 남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우리는 모처럼 커피숍에 앉아서 대화를 시작했다. 결혼 45주년을 보내며 주마등처럼 지난 세월이 기억이 났다. 참으로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그것은 결혼 생활을 하면서 고생했던것 힘들었던것과는 무관하게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였다.

결혼기념일... 그것은 보통날이 아니다. 왜냐하면 두사람이 다 살아 있어야만 기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세상의 모든 부부가 다 결혼기념일을 보내지는 못할것이다. 대부분 부부중에 한사람이 먼저 천국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의리도 없이 말이다.

종종 파파할머니 할아버지가 결혼 70주년을 맞았다는 기사를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배우자를 먼저보내고 혼자서는 장수하는 사람들이야 꽤 있지만 부부가 함께 장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는 살아 있을때 서로 더 사랑하고 아껴 주고 열심히 섬겨 주어야만 한다.

남편이 아무래도 더 힘이 세니까 집안의 힘든 일은 남편이 다 감당해 주는 것이 옳다. 최근 나는 대구에와서 살면서 허리굽은 여성들, 몸이 반듯하지 못하고 체형이 비뚤어진 나이든 여성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녀들이 젊은시절 힘든 노동을 하며 살았던 흔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내는 세심하게 남편의 건강을 체크하고 음식을 공궤하고 운동을 하도록 권고해야 한다. 결국 육체의 건강이란 마음의 평안과 함께 좋은 음식과 운동과 휴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 45주년을 맞으며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결혼 기념일을 함께 보내게 될 지 모르지만 서로에게 맞추어 달라는 이기심을 버리고 서로 사랑하고 배려해 주고 아껴주면서 살아 가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부부지간엔 함께 살아 있을때 잘 해줘야 한다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시68:6] 하나님이 고독한 자들은 가족과 함께 살게 하시며 갇힌 자들은 이끌어 내사 형통하게 하시느니라 오직 거역하는 자들의 거처는 메마른 땅이로다.

[시107:41] 궁핍한 자는 그의 고통으로부터 건져 주시고 그의 가족을 양 떼 같이 지켜 주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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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