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사교육 시장과 현직 교사 간의 불법 문항 거래 실태가 검찰 수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유명 수능 강사들이 수억원대 금전을 제공하며 교사들로부터 시험 문항과 미공개 교재 자료를 확보한 정황이 공소장에 담기면서, 교육계 전반에 대한 신뢰 훼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메가스터디 소속 수학 강사 현우진 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현직 교사 3명에게서 수학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총 4억2천만원가량을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현씨가 사교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 출제 경험과 EBS 교재 집필 이력을 갖춘 교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문항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현씨는 사립고 교사 A씨에게 약 1억6천700만원, 또 다른 사립고 교사 B씨에게 약 1억7천900만원을 각각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교사 C씨에게도 문항 제작 대가 명목으로 7천500만원가량을 배우자 계좌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영어 강사 조정식 씨의 혐의 역시 공소장에 포함됐다. 조씨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영어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8천3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특히 조씨가 출간 전 EBS 교재를 사전에 확보해 강의 및 교재 제작에 활용한 점을 문제 삼아 업무상 배임 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자신의 교재 제작업체 관계자를 통해 EBS 수능특강 영어 교재 파일을 미리 전달받았다. 해당 교재 집필에 참여했던 현직 교사는 외부 제공을 금지하는 약정과 보안 서약을 체결했음에도, 출판 이전 단계의 교재 파일과 정답 자료를 제3자에게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에서는 개인 강사뿐 아니라 대형 입시학원과 연구기관의 문항 거래 정황도 확인됐다. 시대인재의 모회사와 강남대성학원 계열 연구소는 수능 모의고사와 내신 대비 문항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교사들과 계약을 체결했고, 이 과정에서 각각 수억원대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관행이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허물고, 시험의 공정성과 교육 제도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직 교사가 사교육 업체와 금전 거래를 통해 문항을 제공하는 구조가 장기간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제도적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원 겸직 관리, EBS 교재 보안 체계, 사교육 시장에 대한 감독 강화 필요성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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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