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상회담 나흘 만에 서태평양 항모훈련…대만·일본 긴장 고조

▲ 이미지출처=Wikimedia Commons

중국이 미국과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에 합의한 직후 서태평양에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고 나섰다. 미·중 정상 간 관계 안정화 기조와 별개로, 중국은 해양 영향력 확대와 대만 압박을 위한 군사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1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 편대가 이날부터 “서태평양 관련 해역”에서 훈련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해군은 이번 훈련에서 원양 전술 비행, 실탄 사격, 지원·엄호, 종합 구조 등의 과목을 실시하며 실전 수행 능력을 점검·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번 훈련이 연간 계획에 따른 정례적 활동이며 국제법과 국제 관행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훈련 지역이 미국 해군 제7함대의 핵심 활동 무대인 서태평양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겨냥한 전략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서태평양은 한국·일본·대만·호주를 연결하는 핵심 해역으로, 중국은 최근 이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군은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이른바 ‘제1도련선’을 넘어 서태평양으로 전력을 투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랴오닝함과 산둥함 전단을 동원한 첫 ‘쌍항모’ 훈련을 통해 서해·동중국해·남중국해·서태평양을 순환 항해했으며, 일본 오가사와라 제도와 미국령 괌을 잇는 ‘제2도련선’까지 진출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실시한 대만 포위 훈련과 올해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에 반발해 진행한 해상훈련에서도 서태평양이 주요 작전 범위에 포함됐다.

중국군은 러시아군과 함께 ‘서태평양 공동 순찰’ 명목의 연합 활동도 정례화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2023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서태평양 훈련에 연간 국방예산의 약 7%인 1100억 위안(약 24조원)을 투입하며 제1도련선 내부 통제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대만은 중국의 군사 활동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남중국해, 일본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며 “항행 안전을 위협하는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지역 안정을 훼손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화민국은 주권 독립 국가라는 사실은 바뀔 수 없다”며 “대만 정부는 양안 간 건강하고 질서 있는 교류, 그리고 평등과 존엄에 기반한 대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중국 항모전단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미·중 관계 틀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양국이 합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는 협력을 기반으로 하되 경쟁을 관리하고, 갈등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유지하며,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관계를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외교가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 대등한 전략 경쟁 구도를 공식화하면서 상호 세력권을 인정하자는 메시지를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정상회담 직후 곧바로 서태평양에서 항모 훈련에 나서면서, 미·중 관계 안정화와 별개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적 경쟁은 오히려 더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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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