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정권 운영에 대한 국민적 신임을 다시 묻기 위해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단행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 정기국회 개회와 동시에 중의원을 해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총리는 해산 이후 27일 총선 공시를 거쳐 다음 달 8일 투·개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의원 해산부터 투표일까지는 16일로,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가장 짧은 선거 일정이다. 이번 총선은 2024년 10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를 사실상 정권 선택의 장으로 규정했다. 그는 “총리로서의 진퇴를 걸겠다”며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일본을 이끌어도 되는지를 국민이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내각 지지율이 60~70%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본인을 전면에 내세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조기 해산의 명분으로는 연립 정권 구성 변화와 정책 노선 전환을 들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이 지난해 일본유신회와 연립 정권을 구성하며 기존 총선 공약에 없던 주요 정책을 추진하게 됐고, 이는 국가 운영의 중대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정의 틀이 바뀐 만큼 국민의 뜻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20년 넘게 협력해 온 공명당과 결별하고, 보수 성향이 강한 일본유신회와 손잡았다. 이후 방위력 증강, 헌법 개정 등 보수적 색채가 짙은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왔다. 이에 공명당은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함께 중도 노선을 내세운 신당을 출범시키며 맞불을 놓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신당 창당을 두고 “국민보다는 선거를 의식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야권이 내세운 식품 소비세 감세안에 대해 여당 역시 2년간 한시적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권 보수화 논란에 대해서는 “우경화라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과 유신회는 중의원 과반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465석 가운데 두 당이 현재 보유한 의석은 233석으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추가 의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 이후를 염두에 두고 안보와 경제 정책 구상도 제시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헌법 개정 추진, 스파이 방지법 제정, 국가정보기관 신설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적극적 재정을 강조하며,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과의 긴장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중국이 일본을 대상으로 수출 통제에 나선 점을 비판하며, 이를 경제적 압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국민의 신임을 얻는 것이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는 출발점”이라며, 총선 승리 시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안보·외교 노선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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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