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조용필이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을 가득 채우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왕’의 시간을 증명했다. 지난 9일 열린 서울 공연에서 그는 1만여 관객과 호흡하며 2시간이 넘는 라이브 무대를 완주했다.
평소 무대 위 발언을 아끼고 음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용필은 이날 유독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그는 노래가 건강과 삶의 활력으로 이어진다며, 오랜 시간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이유로 팬들의 존재를 꼽았다. 객석 곳곳에서는 세대를 초월한 환호와 애칭이 쏟아졌고, 조용필은 이를 즐기듯 미소로 화답했다.
이번 서울 공연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전국투어의 마지막 무대였다. 개인적으로는 오랜 친구의 부고를 접한 직후였지만, 그는 공연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무대에 오른 곡들의 가사와 분위기는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공연장을 차분한 감정으로 물들였다.
조용필은 밴드 위대한탄생과 함께 대형 일자형 무대에 올라 강렬한 사운드로 공연의 문을 열었다. 특유의 고음과 흔들림 없는 라이브는 여전히 건재했고, 오랜 시간 함께해온 밴드와의 호흡도 빛났다. 무대 위 에너지에 호응하듯 관객석에서는 연신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는 발라드, 록, 대중가요 등 장르를 넘나들며 대표곡들을 연달아 선보였다. 새롭게 편곡된 곡들은 원곡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감상을 안겼다.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록스타의 면모를 드러내는 순간에는 관객의 떼창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공연 중반 이후에는 감성적인 히트곡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익숙한 전주가 흐르자 관객들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고, 조용필이 함께 부르자고 제안하면 수만 명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였다. 그는 객석의 합창을 지휘하듯 박자를 맞추며 무대를 즐겼다.
후반부에는 국민적인 애창곡들이 이어지며 공연장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몸을 흔들며 공연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무대 연출 역시 조용필 공연의 명성을 입증했다. 초대형 LED 영상과 레이저 조명이 곡의 분위기에 맞춰 펼쳐지며 시각적인 몰입감을 더했다. 전통 문양부터 자연과 불꽃을 형상화한 영상까지, 음악과 조화를 이룬 연출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공연장에는 오랜 팬은 물론 젊은 관객과 남성 관객의 비중도 눈에 띄었다. 최근 방송을 통해 조용필의 음악 세계가 재조명되면서 세대 확장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관객들은 손팻말을 들고 응원을 보내며 가왕의 귀환을 반겼다.
조용필은 같은 장소에서 이틀간 추가 공연을 이어가며 서울 무대를 마무리한다. 수십 년의 시간을 품은 그의 노래는 여전히 현재형으로 관객 곁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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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