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불로장생 프로젝트’…러시아, 항노화 기술에 39조 원 투입

▲ 이미지출처=Wikimedia Commons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강한 의지 아래 항노화 기술과 장기 이식 연구를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하며 세계 바이오·생명공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신(新) 건강 보존 기술’ 개발 국가계획에 약 260억 달러(한화 약 39조 원)를 투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노화 지연과 수명 연장, 인간 장기 대체 기술 개발 등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4년 2월 이 계획을 직접 공개하며 “항노화 기술 개발을 통해 2030년까지 약 17만5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4월 세포 노화를 늦추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하며 “노화와의 싸움에서 가장 유망한 접근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프로젝트에는 인간 장기를 인공적으로 제작하는 연구도 포함됐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생체 조직을 3D로 출력하는 ‘바이오프린팅(Bioprinting)’ 기술과, 인간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미니 돼지 체내에서 인간 장기를 배양하는 이종 장기이식 기술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구진은 정부 기관과 협력해 인간 연골 조직과 쥐 갑상선 조직을 바이오프린팅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오는 2030년까지 인간 장기 교체 기술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는 푸틴 대통령의 장녀이자 국가 유전학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소아내분비학자 마리아 보론초바, 그리고 러시아 핵 연구기관인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소장 미하일 코발추크가 꼽힌다.

또 러시아의 대표적인 노화 연구자인 블라디미르 하빈손도 생전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성경 창세기 6장 3절을 언급하며 “인간은 최대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장수 기술에도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2018년 세바스티안 쿠르츠 당시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회담에서 극저온 상태에 몸을 노출하는 ‘냉동치료법(크라이오테라피)’의 효능을 적극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치료는 일부 피부질환 치료와 단기 통증 완화에는 활용되고 있지만, 노화 방지나 수명 연장 효과는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내 거처에 저온 냉동시설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장수 기술에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관심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서도 포착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이식과 수명 연장, 나아가 ‘불사(不死)’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나눴고, 이 장면은 중국중앙TV(CCTV) 생중계 과정에서 공개됐다.

당시 통역 과정에서는 “인간 장기는 계속 이식될 수 있으며, 오래 살수록 젊어질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소개됐고, 이에 시 주석은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은 WSJ에 보낸 공식 입장에서 “러시아는 이 분야의 종합 과학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국가 차원의 지원 아래 다수의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의료 연구를 넘어 국가 전략 차원의 바이오 패권 경쟁과도 연결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술은 아직 임상적 검증이 부족한 만큼 윤리성과 안전성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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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