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위기 고조…미군 포드 항모 진입에 베네수엘라 전면 훈련 돌입

▲ 사진출처=Wikimedia Commons

중남미 카리브해 일대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최신예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자, 베네수엘라가 전군 동원령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양국이 일촉즉발의 군사적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

미 해군은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이 미 남부사령부 작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구역에는 카리브해와 중남미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포드 항모는 2017년 취역한 미국의 최신예 항모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전단의 전개를 지시하며, “마약 밀매 조직과 초국가적 범죄 단체를 근절하기 위한 작전 강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측은 이를 ‘마두로 정권 전복을 위한 군사 압박’으로 규정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전군에 동원령을 내리고, 육군·해군·공군·예비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을 지시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은 “미국의 위협에 맞서 전 국민이 방어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민간인 기반의 ‘볼리바르 민병대’ 도 참가한다. 이 조직은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창설된 예비군 성격의 전력으로, ‘게릴라전’ 수행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가 미군과의 정면충돌 대신 산악 지역 중심의 분산 전투 및 게릴라 전술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부 소식통은 마두로 정권이 ‘무정부화 전략’을 통해 수도 카라카스의 혼란을 의도적으로 조성, 외세 개입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군사력 면에서 미국에 현저히 뒤처진다. 하지만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 약 20대와 견착식 대공 미사일 ‘이글라-S’ 5천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마두로 대통령이 러시아에 전투기 수리 및 미사일 체계 보강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두고 ‘마약 단속 작전’이 사실상 정권 교체를 겨냥한 군사 압박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카리브해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의 대(對)중남미 전략이 다시금 국제 정치의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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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