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찰이 주도하는 국제 공조 협의체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국제공조협의체’ 출범식을 열고 초국경 범죄에 공동 대응하는 체계 구축에 나섰다.

이번 협의체에는 한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라오스, 미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과 인터폴, 아세아나폴,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 국제 경찰 협력기구가 참여한다.

협의체는 보이스피싱, 사이버사기, 가상자산 범죄 등 국경을 넘나드는 신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협력 플랫폼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급증하고 있는 스캠 단지들이 조직폭력, 불법 구금, 인신매매 등 인권 침해로 이어지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경찰청은 이번 협의체를 통해 초국경 합동 작전과 스캠 단지 정보 공유 강화, 공조 수사 활성화, 국가 간 실시간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1월에는 서울에서 인터폴, 아세아나폴, UNODC 등 국제기구 및 주요 공조국들이 참석하는 합동 작전 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인터폴 관계자는 “협의체 참여 기관들의 조율에 앞장서 전 세계 스캠 범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역시 각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초국경 합동 작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스캠 단지는 단순 금융사기가 아니라 인신매매, 조직폭력, 사이버 범죄가 결합된 복합 국제 범죄”라며 “한국 경찰이 이번 협의체를 통해 새로운 국제 치안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향후 참여 국가를 확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 수사 공조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