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명 빅데이터가 말한 경고… “습관적 음주, 수면 중 생명 위협”

▲ 이미지출처=Wikimedia Commons

음주가 숙면을 돕는다는 인식과 달리,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일상적인 음주 습관이 공중보건 차원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면서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는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단순 코골이로 여겨지기 쉽지만,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과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질환이다.

국제학술지 Sleep and Breathing 최신호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주와 수면무호흡증 발생 간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는 40세 이상 성인 약 398만 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대상자의 42.3%는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습관적 음주자였으며, 추적 기간 동안 약 3만3000여 명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새롭게 발생했다. 특히 음주자의 연간 발생률은 10만 명당 108.9명으로, 비음주자(69.6명)보다 약 5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체질량지수(BMI), 흡연, 신체활동 등 주요 변수를 보정한 이후에도 음주의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이는 단순한 생활습관 차이를 넘어, 음주 자체가 독립적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알코올이 수면 중 기도를 지탱하는 근육을 이완시키면서 발생하는 ‘기도 허탈’을 지목했다. 여기에 호흡이 멈출 경우 뇌를 깨워 호흡을 재개시키는 ‘각성 반응’까지 둔화되면서, 무호흡 상태가 더 길어지고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남성이나 만성질환자 등 일부 집단에서는 위험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체액이 목 부위로 이동해 기도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알코올로 인한 근육 이완이 더해지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증상이 의심될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체중 관리와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필요 시 지속적 기도 양압기 치료 등 의료적 개입도 고려된다.

이번 연구는 ‘가벼운 음주’조차도 수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상 속 작은 습관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적 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음주 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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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봉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