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최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전제로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공식 반응이다.
백악관 당국자는 연합뉴스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나섰던 점을 상기시켰다.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한반도를 안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세 차례 개최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변함이 없고, 대통령은 여전히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언급은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미국의 기본 원칙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제9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경우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최강경 대미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반면,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세 차례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났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을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은 비핵화 조치와 대북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 없이 종료됐다.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의 회동은 상징적 의미를 남겼지만, 이후 실질적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된 내달 말에서 4월 초 사이 북미 간 간접 소통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또는 북미 간 별도의 접촉이 재개될지 여부가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대화 의지를 밝힌 미국과 조건부 관계 개선을 언급한 북한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크지만, 양측 모두 외교적 공간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국면 전환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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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
